인물
문집
서원
누정

 

문집편 -勿巖集 -

 

 勿巖金公文集序

退陶夫子嘗論朱門諸子曰 登門請益 捧書質疑 以發師傳之旨 至敎之發 由斯人而得 則同歸於有裨斯道 是亦考亭之徒也 嗟夫 我東方道學之傳 莫盛於退陶 實承朱門之正適 而摳衣請業之士 皆極一時之選 相與質疑辨難 以發其師旨者殆數十家 而勿巖先生金公居其一焉 蓋自童稚之歲 受小學家禮太極圖易通諸書而錄其答問之辭 雖句讀訓詁之末 亦皆謹記而詳載 條例縝密 旨義簡明 而其文理密察之功 誨人不倦之誠 呈露於文字言語之外 今讀而玩之 怳若身操几杖 周旋於凾丈之次 而親聆其音旨 是則師門傳授之實 亦可因是而有得焉 若先生者 豈非退陶之徒也歟 及退而處於家 則承顔盡歡之外 杜門淨掃 硏窮體驗 做人有錄而進修著於日用 訓蒙有箴而行誼篤於彛常 以所聞於師門者而推廣會通 得之心而見諸行事 至其論天將之弊而明復讐之大義 拒賑濟之任而嚴持喪之正禮 皆所明天理淑人心而有補於名敎 不特載之空言而已也 惜其不大顯庸於世 以展布其所學 而僅添一命 旋卽不幸 不得以其所得於心者而沈酣飽飫 以極其中晩之工 豈非百載不盡之憾哉 有詩文雜著若干卷 僅存於煨燼之餘 榮之人士謀所以鋟諸梓 使先生六世孫世椀甫 辱命於象靖 俾有以勘校而弁其首 自知不敏 何足以與聞斯事 竊念先生六世祖三路先生 與吾先祖牧隱相友善 有贈行諸詩 卽古所謂有通家之義焉者 不敢終辭 遂書其所感於心者如此 歲甲午春正月下澣 韓山李象靖 序


퇴계선생께서 일찍이 주자 문하의 제자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하였다. “문하에 올라 더 배우기를 청하기도 하고, 편지를 올려 의문을 질정하기도 하여, 스승이 전한 요결을 발휘하였다. 가르침을 발휘함에 이 사람들로 인하여 얻게 되어 함께 유학을 보호하는데로 귀착되었으니 이 또한 주자의 문도들이다.” 아! 우리 동방 도학의 전수는 퇴계선생보다 성대한 사람이 없으니, 참으로 주자문하의 적전을 얻었다고 할만 하다. 예를 올리고 학업을 청한 선비들은 모두 한 때의 특출한 사람들이었다. 서로 더불어 의문을 질정하고 어려운 점을 변론하여 스승의 지결을 드러낸 사람이 거의 수십면이었는데, 물암 김선생도 그 중의 하나이다. 대개 어릴적부터 소학·가례·태극도·역통 등 여러 서적을 배우고, 그 문답한 말을 기록하였다. 비록 구두나 훈고의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또한 모두 부지런히 기록하여 자세하게 실었으니, 조례가 치밀하고 지의가 간명하였다. 그 문리가 긴밀하고 자세히 살핀 공적과 남을 가르치며 게으르지 않은 정성이 문자와 언어 밖에 드러난다. 지금도 읽고 완상하니, 황연히 몸소 궤장을 잡고 강론하는 자리에서 주선하여 친히 그 목소리를 듣는 것 같다. 이것이야 말로 사문에서 전수한 실질을 또한 이것으로 인해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선생같은 사람은 어찌 퇴계선생의 제자가 아니겠는가! 물러나 가정에 있을 때는 얼굴을 맞대고 부모께 기쁨을 다하는 일 외에는 문을 닫고 깨끗이 쓸고 연구하고 실천하였다. 남을 위해 기록하고 나아가 닦은 것이 일용간에 드러나고, 어린이를 가르킴에 깨우침이 있고 행의가 인륜에 돈독하였다. 사문에서 들은 것을 미루어 넓히고 널리 통하여 마음으로 얻어서 행동하는데 드러났다. 명나라 장수를 논책하고 복수의 대의를 밝히고, 구휼의 임무를 거절하고 상례의 정체를 지킨 엄정함에 이르러서는 모두 천리를 밝히고 인심을 맑게 하여 밝은 가르침에 도움이 되게 한 것이니 빈말을 기록한 것이 아니다. 애석하도다! 그 세상에 크게 드러나 쓰여 그 배운 것을 드러내 펴지 못함이여! 그러나 겨우 한 명을 받았으나 도리어 불행하게도 마음에서 얻어 배를 채워서 중년과 노년의 공을 다하지 못했으니 어찌 백세토록 다하지 못한 유감이 없겠는가? 시문과 잡저 약간 권이 겨우 화재를 면하고 남아있다. 영주의 사림들이 간행을 하려 선생의 6세손 완을 시켜 나에게 부탁하여 교감을 하고 서문을 쓰도록 하였다. 내 스스로 불민함을 아니 어찌 이일에 참여할 수 있겠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선생의 6대조 삼로선생과 나의 선조 목은 선생은 서로 친하여 주고받은 시가 남아 있으니, 옛날에 이른바 집안이 잘 통하는 의리가 있다고 할 수 있으니 감히 끝까지 사양할 수 없었다. 마침내 마음에 느낀 것을 적으니 이와 같다. 갑오년 정월 하순에 한산 이상정은 서하노라

 

돌아가기

Copyright ⓒ 2004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한자박사 편) All rights reserved.